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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 굿즈, 문구류 리뷰

느와르 갬성있는 낭풍파랑 울플러 콘서트 MD 리뷰

by 이트리(yttree) 2025.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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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크루 울플러를 스우파에서 알게 되고 팬이 됐다.
스우파 시즌1에서는 홀리뱅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고 응원하다가 시즌 2에서는 울플러를 보며 내가 진짜 바라던 춤이 올드힙합이었음을 머리를 탁 치며 깨달았다. 배틀에 강한 울플러들의 무빙을 보자면 내 안의 힙합의 피가 끓며 어서 진득한 느와르 픽션을 만들고 싶다는 투지에 불타게 된다.
이번 첫 콘서트는 티저부터 왠지 김혜수, 김고은이 출연한 영화 차이나타운을 연상시킨다.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 먹고 담배를 태우는 씬이 자주 나오는데 마치 이번 굿즈도 꼭 그런 느낌으로 중국집 어디 아무 데나 놓여있을 법한 재떨이나 성냥으로 준비해 준 것 같다. 그들이 곧 보여줄 퍼포먼스의 힌트일까?

냥이가 굿즈를 보러 올라왔다. 울플러 옆에 있으니 근엄한 늑대냥이 같다.

예약 특전 엽서카드
단체 엽서카드를 보자. 콘서트 티저 영상에서는 멤버들이 살기 있게 노려보거나 절대 웃지 않았는데 엽서카드에서는 5인 모두 해맑게 웃고 있다. 마치 지금은 흩어졌지만 과거에는 전우애 있는 동료로서 서로 우의를 다지며 웃을 때가 있었던 그리운 추억의 사진 같다. 마치 그러다 무간도처럼 쌍으로 스파이하다 누군가 한 명은 배신을 해서 서로 총을 겨눈다던가 할 것 같고 사진 속의 웃음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양아치냥이 굿즈를 검수하고 있다.

 
PA-RANG MATCH
처음에 개봉했을 때 재떨이 안에 성냥갑이 다른 방향으로 엇갈려 살포시 놓여있어 매우 설렜다. 마치 오랜 술친구로부터 '너 재떨이 없지, 안 쓰는 성냥도 있는데 이거 한 번 써봐라' 하고 선물 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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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카드 올려놓고 점괘를 보기 매우 좋아 보인다.

 
WFL BANDANA RED & BLACK
내가 MD를 산 이유 중에는 반다나를 얻기 위한 점이 컸다. 스우파 2 콘서트 때 울플러 반다나가 다 품절돼서 얼마나 한스러웠는지. 타로카드를 펼쳐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고 신비롭다. 늑대문양과 중앙의 꽃잎이 어우러져 오리엔탈적인 매력이 있다. 문양이 강렬하고 화려하면서도 중앙의 심볼들이 절제된 느낌이 있고 한자가 마치 로마 숫자처럼 세련돼 보여 놀랐다. 동그랗게 모여있으니 꼭 시계 같다. 가만히 펼쳐놓으면 컬러감이 그대로 살고 쨍한데, 공중에서 들고 있으면 약간 해리포터 투명망토같이 프린팅이 반투명해 보이기도 한다. 
 

늑대 로고와 한자가 무협지(?)같고 멋지다.

 
PHOTO CARD
포토카드 중 제일 잘 나온 사람은 베이비슬릭이 아닐까? 전신 컷이 타짜 김혜수를 능가하는 포스가 있다.  아무래도 댄서다 보니 아이돌 좋아하듯 덕질하는 건 아니고 이들의 얼굴보다는 춤을 더 좋아하는데 다른 멤버들도 뭔가 액팅이 있는 전신 컷으로 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내가 사진 각도를 좀 이상하게 찍어서 포카 속 얼굴들이 다 찐빵처럼 보여 미안하다. 
스우파2 크루곡 퍼포먼스 시뻘게 때 보여준 헤메코에다(흰색 셔츠버전 말고) 약간 유희왕 카드처럼 댄서로서의 능력치가 보이는 전신 컷들이었으면 더 취향 저격이었을 텐데 다음에 또 콘서트 해주고 힙합무빙이 낭낭한 포카를 내줬으면.. 아직 4월 콘도 보지 않았는데 벌써 두 번째 콘서트가 열리길 바라고 있다.
 

어쩌다 재떨이를 굿즈로 팔 생각을 했는지 사연이 궁금해진다. 호신용품으로 쓰기도 매우 좋아 보인다.

 
ASHTRAY
전담을 태우는 나로서는 쓸 일이 없어 재떨이를 맥세이프 충전기를 거치하는 용으로 쓰고 있다. 재떨이에 파인 홈이 케이블을 걸치기 딱 좋게 파여있다. 충전기를 핸드폰에 붙이고 재떨이 위에 올려놓고 충전해도 되니 좋다. 폰이나 내 전담을 넣어놔도 되고 뜻밖의 쓸모를 찾았다.
넷플릭스에 '리플리 더 시리즈'에서는 재떨이가 살인 도구로 쓰인다. 낭풍파랑 재떨이는 리플리가 쓴 커다란 직사각형 재떨이보다는 크기가 작지만 나름대로 묵직하기 때문에 침입자의 머리통을 후려갈기는데도 무리 없고 좋아 보인다. 느와르적 갬성이 소소하게 느껴져 마음이 훈훈해진다. 
 
울플러 낭풍파랑 단독 첫 콘서트라니 어떤 느낌일지 감도 안 오고 기대된다. 처음에는 티켓팅에 실패해서 카카오톡 상메에 'ㅠㅠ'라 쓰며 울먹거렸는데 연락을 매우 가끔 하던 지인이 갑자기 연락해서 무슨 일이 있냐 물어봤었다. 연락하다 생각난 김에 취소표 있나 다시 하입타운 앱을 봤더니 딱 나를 위한 한자리가 남아있지 뭔가? 급 나의 지인이 요정처럼 사랑스러웠던 하루였다. 그녀에게 잘해줘야겠다.
아무튼 콘서트를 열어주고 MD까지 정성껏 마련한 울플러에게 감사하다. 4월 5일까지 며칠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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