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마다 새로운 다이어리를 써보며 내게 어떤 다이어리가 맞는지를 고민했었다.
2023년을 마지막으로 프랭클린 플래너를 써보며 이보다 더 좋은 다이어리는 더 이상 없을 것 같아서 바인더도 구매하고 정착하게 되었다.
프랭클린 플래너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을 몇 가지 적어보겠다.
나도 원래 글씨를 귀엽게 나름 잘 쓰는데 다이어리는 빠르게 휘갈겨 쓰는 편이라 본의 아니게 매우 악필로 알아보기 어려운 점 미리 양해 바란다.
1. 깔끔한 타임 테이블
시간대별로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가계부 쓰듯이 기록하다 보 오늘은 낮잠을 이렇게나 많이 잤구나, 오늘은 미친 듯이 유튜브만 봤구나, 시각적으로 확인하며 반성하게 된다. 타임라인을 좀 더 알차게 채워나가고 싶어서 좀 더 부지런해지려는 마음이 생긴다.
2. 하루 한 줄, 명언 글귀
이 명언들이 자칫하면 모두가 다 아는 식상한 말들이 나올 법도 한데 매일매일 다양하고 새롭다. 어디서 이렇게 주옥같은 명언들을 가져오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간혹 어떤 날은 운명처럼 그날에 있었던 일과 겹쳐 그 상황에 딱 필요한 문구를 제시해주기도 한다. 세상에 많은 다양한 인물들이 타로카드처럼 하루를 점지해주기도 하고 그날 힘들었던 나를 위로해주기도 한다. 이제는 명언 없는 다이어리를 보면 너무 심심할 것 같다.
3. 꿈과 야망을 계속해서 상기시키고 세뇌시키는 사명감 넘치고 비장한 구성
프랭클린 다이어리는 새로운 해를 시작하며 사명서와 지배가치, 비전, 꿈의 목록을 작성하게 도와준다.
소원을 매일 하루에 세 번 적으면 이루어진다는 소원노트처럼 프랭클린 플래너도 내 목표를 지속적으로 나 자신에게 각인시키게 해 주기 때문에 비슷한 효과가 있다. 블로그 개설하는 것도 계속 다이어리에 끄적이던 작은 목표 중 하나였는데 결국엔 나도 이렇게 블로그를 쓰게 되지 않았는가? 이것 말고도 무심코 썼던 꿈들이 이루어진 적이 꽤 있다. 소원이나 꿈은 이루어지든 말든 계속 꿈꾸고, 적고 봐야 한다.
바인더를 소유하다.
바인더를 구매한다는 것은, 마치 하나의 다이어리와 결혼을 해서 가정과 꿈을 이루는 듯한 기분이다.
양장본 형식의 다이어리도 많이 써보았지만 해가 끝나고 후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매년 난감했다. 개인적인 내용이 있다 보니 종이를 커버에서 뜯고 또 하나하나 찢기도 하고 버리는 과정이 몹시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이렇게 다이어리 바인더를 구매해서 다이어리와 결혼을 하면(?) 어떤 핫한 곳에서 예쁜 다이어리를 고를까 고민할 필요 없이 매년 이제 리필만 사면 된다. 버릴 때는 거칠게 뜯어낼 필요도 없이 속지만 쏙 빼서 버리면 되니 상당히 간편하다. 중요한 메모가 있으면 한 장, 한 장 빼서 깔끔하게 간직할 수도 있다.
1D2P를 쓰는 이유
내가 하루 두 페이지로 가득 채워진 다이어리를 쓴 다는 것은 오늘 단 하나뿐인 내 하루에게 온전히 나의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하겠다고 선언하는 의미와 같다. 나의 중요한 시공간 한 부분을 내 하루에게 내어주고 내 하루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나로서는 위클리 다이어리나 노트 부분이 매우 짧게 있는 1D1P는 왠지 모르게 각박하게(?) 느껴진다. 내 하루에게 좁은 공간을 내주고서 많은 것을 해내길 바라는 듯한 욕심쟁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해당 다이어리를 쓰는 분들을 모욕할 의도가 없습니다.)
하루에 한 페이지라도 소설이나 공부한 영어 한 줄 쓰기, 하루를 점검하는 감정일기든 무엇이든 나를 위해 그 한 면을 채워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샀었다. 초반에는 하루하루 꽉 채워 노트란도 빈 적이 없었는데 가면 갈수록 매일 다이어리를 꽉 채워 쓰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다이어리가 텅텅 빈 백지인생이 될지 언 정, 나는 내게 계속 글을 쓸 기회를 주고 싶었다.
하루에 5~10분만 투자하면 한 페이지를 어떤 식으로든 글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2025년에는 다이어리를 쓸 시간을 마련해서 하루하루 어떤 기록으로든 가득 메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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