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해두지만 나는 헤어 드라이할 줄도 모르고 뷰티용품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붕 뜨는 반곱슬의 부스스한 머리를 눌러주고 싶은데 끈적이는 건 싫어서 헤어크림을 찾게 되었다.
헤어크림 바르는 방법도 제대로 잘 몰라서 솔직히 그동안 위 세 제품 각 특성에 맞게 잘 활용해 봤는지는 모르겠다.
나 같은 헤어쪼랩이들이 세상에 적잖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느낀 부분을 적어보겠다.
논 스티키 텍스쳐?
위 세 제품에 모두 ‘논 스티키 텍스쳐‘라고 적혀 있는데 솔직히 내추럴 제품 빼고는 초 스티키하므로 문구를 수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끈적임 여부가 구매를 결정짓는 기준이었기 때문에 다슈 상세페이지 차트에도 나와있지 않는 끈적임 정도를 중점적으로 기록하겠다.(안성재톤)
내추럴
* 끈적임 정도 : 전혀 끈적거리지 않아 사용 후에 손을 씻을 필요 없는 산뜻한 로션 제형이다.
논 스티키 데일리 크림이라는 명칭에 걸맞는 제품이다. 바를 때 수분크림을 머리에 발라주는 기분이 든다. 폭탄처럼 자기주장이 강하고 푸석한 머리를 촉촉하게 가라앉혀 준다. 머리카락이 딱딱해지지 않고 마른 후 시간이 지나면 뒷머리는 좀 뜨긴 한다. 고정력은 강하진 않지만 머리를 차분하게 눌러줄 수 있어 쓰는 동안 볼륨매직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나는 강한 향의 제품은 머리가 어지럽고 부담스러워서 쓰지 못하고 향수도 뿌리지 않는데 이 제품의 향은 남성용 쿨워터 류의 향도 아니고 너무 여성스러운 향도 아니고 매우 산뜻하다. 얼굴에도 바르고 싶을 만큼 기분 좋은 향이다.
남친도 마찬가지로 향수나 화장품 향을 싫어하는데 처음 내추럴 크림을 바르고 온 날에는 오늘 향기가 왜 이렇게 좋냐고 물을 정도였다.
웨트
* 끈적임 정도 : 사용 즉시 당장 손 씻고 싶게 하는 극도의 끈적임. Very-sticky texture.
초록색 웨트 제품은 투명한 구슬같이 진득하게 나오는 순간 불안한 예감이 들며 바를 때 웨트한 촉감이 적잖이 부담스럽다. 잘못 바르면 떡진 머리의 거지가 되기 십상이다. 바르고 머리칼이 약간 딱딱해졌던 것 같다. 스타일링을 잘하는 초고수들이 활용할 만한 크림이다. 머리 감은 후 머리칼이 젖어있을 때 살짝 발라주는 게 좋다.
슈퍼 하드
* 끈적임 정도 : 사용 후에 웨트보다는 보송한 편이지만 A litte bit-sticky texture임. 약간의 남아있는 끈적임이 없어질까 하고 손을 비벼 최대한 마찰시켜 보지만 결국 손을 씻게 되는 재질.
제품을 짜면 약간 불투명한 색상의 크림이 무겁고 듬직하게 나온다. 바르고 나면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딱딱해진다. 이름에 맞게 고정력은 제일 좋은 것 같다. 머리칼이 딱딱해져서 데이트할 때는 연인에게 머리 쓰다듬어달라고 하기 뻘쭘해지는 재질이다.
내가 잘 못 써서 그런지, 크림이 흡수를 못 시켜서 그런지 희끗희끗한 잔여물이 머리에 붙어 있게 되는데 직장 동료들이 발견하고 내 머리에 뭐가 붙어 있다며 떼주려고 했던 적이 많다. 헤어크림을 잘못 사용하면 졸지에 머리가 떡지고 큰 비듬을 묻히고 다니는 사람이 된다.
다슈 컬크림 중에 볼륨 업 컬크림 모델도 있던데, 그건 안 써봤다.
내 예상에는 볼륨 업 컬크림 제품이 내추럴 모델과 가깝지만 내추럴보다는 고정이 되면서 슈퍼하드나 웨트보다는 머리가 안 딱딱해지고 덜 끈적거렸을 것 같은데 나는 무슨 생각으로 볼륨업 컬크림을 제외하고 1+1로 슈퍼하드랑 웨트를 온라인 구매했는지 모르겠다. 구매할 때 꼭 한 개씩만 사서 써보고 판단하시기를..
tmi
* 사진에 초록색 웨트 제품만 사용량이 많게 나왔는데 평상시 휴일에 집에서 자다 깬 후에 드래곤볼 바람머리가 되었을 때 잠재우려는 용도로 많이 팍팍 써서 없애버리려고 하다 보니 제일 많이 쓴 것처럼 나왔음.. 솔직히 중고로 팔고 싶지만 너무 귀찮다. 내추럴은 재구매해서 새 제품이고 슈퍼하드제품은 1+1중 남은 새 제품으로 찍혔다.
* 결국 크림바르다 지쳐 가까운 미용실로 볼륨매직을 하러 갔다는 이야기..
* 다슈 홈페이지는 현재 23주년 이벤트 세일을 하고 있고 네이버에는 블랙프라이 세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남자는 다슈?'
(pc 화면으로 보면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링크 배너에 해당 문구가 나와서 보고 말하는 중이다.)
'다슈에 왁스 다 있슈~ 다오슈~'라고 이름 지어놓고(아님) 남자만 오라는 건가?
요즘 같은 시대에 한쪽 성별만 강조하거나 타깃 하는 마케팅은 다소 아쉽다. 변우석뿐만 아니라 숏컷한 예쁜 여자 연예인도 내세워 중성적인 방향으로 가보면 더 다양하고 느낌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 남성헤어용품으로 마케팅하면 제품의 향기 등 구매하는데 고민하는 시간이 줄기 때문에 차라리 이렇게 구분을 하는 게 소비자입장에서도 편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여자로서 그간 많이 구매했는데 괜히 섭섭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다른 브랜드 제품도 한 번쯤 다시 돌아보게 된다. 다음에는 에스파가 광고한다는 미장센 컬크림이나 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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